날 짜 : 2009년 11월 14일 토요일
산행 경로 : 북한산성 탐방로 - 의상봉 - 국녕사 - 북한동 - 대서문 - 용암사 - 계곡로 - 북한산 입구
인 원 : 남편 그리고 나
오늘은 일진이 별로 좋지가 않은듯 하네요, 랑이 치과에 들렸는데 의사의 늦은 출근으로 30여분을 기다려야 했고 나중에는 근육파열로 다리를 다치는 일도 생겼습니다.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북한산성행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에서 하차해 산행을 떠납니다.
이곳에서의 계획은 의상봉을 들러서 문수봉까지 서너개의 봉우리를 거쳐서 정릉 방향으로 하산하려고, 상의를 하고 이계단으로 산행 시작을 합니다.
이곳 계단길이 산행 들머리
의상봉까지는 1.5km이지만 계속해서 가파르게 이어진 길이므로 거친호흡을 쉬며 부지런히 올라 갑니다.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불던지 머리는 휘날리고 을씨년스러웠어요. 추워서 털모자 하나씩을 쓰고서 산행을 하는데 중식을 하고 있는 산님들을 바라보니 추워서 웅숭거리고들 앉아서 김밥을 먹는 모습은 몹씨 가련하게도 보입니다.
정상 바로 밑의 가장 위험한 구간에서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생겼네요, 모두들 택하고 가는길도 만만치 않은 암릉구간으로써 오르기가 어려운 판국에 랑은 '나는 이곳으로 올라 가고싶어!, 라고 말하면서 도무지 미끄러워서 올라갈수도 없어 보이는 곳으로 간다고하네요, 걱정을 하면서 내가 "남들이 모두 가는 코스로 가요" 하고는 나는 나대로 힘들게 간신히 오르고 나서보니, 험한 구간으로 올라오던 남편은, 종아리 근육이 파열한듯 하다고 제대로 걷지를 못합니다. 내가 업고 갈힘도 없고 해서, 119를 불러야 겠다고 하니 그냥 걸어 본다고 절뚝거리며 느리게 가게됩니다.
문수봉이고 뭐고 이제는 빨리 하산하는 방법밖에 없게 된 우리는 의상봉 정상에 오른 다음에 제일 빠르게 하산을 할수있는 북한동으로 하산 하기로 합니다.
뽀족한 봉우리인 의상봉 정상에 도착 했습니다.
헬기장이 있는 정상에 오니 해도 좀 나오고 그렇게 심하게 불던 바람도 잠시 잔잔해집니다.
스틱을 의지삼아 절뚝이며 한발자욱 한발자욱 힘겹게 하산을 하니, 천천히 걸어 가야하는 나는 춥고 속이 쓰리며 배가 고파옵니다. 그러나 어서 빨리 하산하려는 마음에 중식을 하려는 생각도못해요.
우리의 갈길이 까마득하고 암담해서 이순간 창공을 가르며 유유히 비행을 하고있는 까마귀가 매우 자유로와 보였어요.
이앞에 있는 이정표를 보고 북한동 방향으로 하산을 합니다.
하산길에 큰 고찰인 국녕사가 보입니다. 국녕사(소재지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는 대한불교 조계종 조계사의 말사입니다. 1713년(조선 숙종 39) 청철과 칠선이 창건 그러나 이곳은 사찰이 들어서기 전부터 스님 유정이 수도를 하던 터로 추정되며, 사찰이 들어선 의상봉은 신라의 고승 의상이 참선하던. 참선도량으로 유명합니다.
국녕사를 지나려는데 미소고운 예쁜 아주머니가 밥을 먹고 가라며 우리를 부릅니다. 그래서 밥을 나물에 비벼 된장국과 맛있게 먹게 되었어요. 뜨거운 숭늉까지도 떠다 줍니다. 그러면서 "다음에도 또 오세요" 하는 겁니다. 굶고 하산하는 판국에 생각지도 않은 호의를 받고 보니 부처님의 자비가 이런게 아닌가 느껴집니다.
대서문을 통과하고 나서도, 아직 1km는 더가야 합니다.
용암사를 지나며 북한산성 탐방로까지 가려면 멀었으니 택시를 부르자해도 기어이 걸어서 간다네요.
귀가버스를 타는 곳에서 낭군님은 의상봉을 바라보며, 저 끝부분의 세모난 하얀 부분에서 다쳤다고 말하며 다음엔 제대로 된 산행을 다시 해야 겠다고 합니다.
준비해간 음식들은 두사람 베낭에 그대로 있고 집 가까이에 와서 외식으로 저녁도 해결하고 귀가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