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강원도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의 여독을 풀기 위해 동네의 조그만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마치고 나와 샴푸와 바디로션 등 잡다한 목욕도구의 물기를 잘 닦아 비닐봉투에
넣어 평상위에 놓아두고 거울앞에서 로션을 바르고 머리를 말리는 중이었다. 나 말고는 단
한사람이 그 공간에 있었는데 40대 초반으로 보이던 그 아주머니가 자꾸만 눈치를 보듯이
나를 바라보기에 내심 왜 그러나 이상히 여기면서도 알수가 없으니 나 할일만 하느라
열중하였고 자꾸 바라보던 아주머니는 갈 준비를 다 했는지 나가고 나서
조금후. 할일을 다 마친 내가 옷장 앞으로 가려고 뒤돌아 보니 내 목욕도구가 사라진것이다.
그게 얼마나 살림에 보탬이 된다고 양심에 꺼려질 남이 쓰던 물건까지 탐이나서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 뒷맛이 씁쓰레함에 실소를 머금으며 빈손으로 목욕탕을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로 천천히 걷고있는데 내 눈길을 사로 잡은것은 강아지를
찾는다는 커다란 현수막이다.
문구를 읽어보니 " 제발 도와주세요 토이푸들 밝은회색 강아지인데 핑크리본을
하고있고 병들어 있어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녀야 하는 아픈 강아지이니 제발 좀 찾아주세요 "
라고 호소하며 사례금이 2백만원이라는 것이었다.
그 강아지의 사진을 보니 늙은개로 누가 탐낼만큼 이쁜모습은 아닌데도
식구이상으로 여기는지 꼭 찾으려 애씀이 역력했다.
그리고 핸드폰 번호를 두개 적어놓은 이 현수막이 50여m를 지나자 또 하나가 보였다.
그걸 보고 참으로 마음이 곱고 아름다운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어서
빨리 찾게 되기를 빌어주고있었다.
지난번 언젠가 방송에서 본 바로는 어느섬에는 휴가철이 끝나면 쓸모 없다고
버리고 간 늙고 병들은 강아지들이 많이 떠돌아다니고 있다던데...
아까 목욕탕에서의 그아주머니를 생각해 보면 그 아주머니가 욕심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생활에 여유가 있었다면 그깟것을 가져갈리는 없었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물론 생활의 여유가 있고 없음에 따라 모두가 다 그런건 아니다 이 세상에는
굶어죽어도 남의것을 절대 탐내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두가지 사실을 보면 풍요가 고운사람을 더욱 아름다운 사람이 될수있게
해주고 빈곤이 사람을 황폐화 시키기도 한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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