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악몽의 여름피서

나비야 날아라 2009. 8. 12. 13:44

 

이번 여름휴가를 무사히 즐겁게 잘 다녀와서 여유로운 마음에서 인지, 문득 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납니다.

랑의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안된 직원부부와 우리부부와 네사람이 안면도를 가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그 동료가 나이는 조금 더 많았지만 우리 아저씨를 많이 따랐는데, 같이 가게된 동기가 그 직장동료가 하는말이 안면도에 자기의 절친한 친구가 살고 있는데, 이친구가 모든 전천후 서비스를 다해서 대접할테니 꼭 한번 내려오라고 사정을 하니 한번 같이 가보자고 해서 우리는 따라 갔습니다.

갈때는 룰룰랄라 기분좋게 갔어요.

안면도에 영목항이라던가 이름도 기억이 잘 안나는 곳으로 도착을 하니, 그 나이에 누나 부부와 같이 살고 있다는 그 아저씨가 나와서 반갑게 맞아주고

안면도에서 제일 큰 회집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서는, 이사람이 비싼회를 많이 시켰어요. 즐접게 이야기를 하면서 맛있게 잔뜩 먹고 나서는 이 현지인은 갑자기 취하더니, 누나가 카드를 다 빼앗아 가서 그러니 이번만 당신들이 내면 다음에 자기가 더 멋지게 잘 대접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직장동료도 돈을 낼 생각이 없는듯 보였고,

어이가 없지만 랑이 자기의 카드를 내게 주면서 계산하고 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오늘밤 우리가 숙박할수 있는곳이, 어딘가 하고 물어보니 숙박 할곳이 없다는 거에요.

하룻밤 자는데 이십만원 이지만 이곳에 우리가 잘수 있는 빈방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고는 이 현지인은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물론 친하다는 그 동료는 전화를 해보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고요. 그래서 우리가 돌아다니면서 직접 알아보니 빈방은 어디에도 없는 겁니다.

다시 안면도를 벗어나 나가려고 해도 너무 늦어서 어렵게 되었고 화가 많이 난 우리 일행은 방파제 옆에있는비둘기들의 하얀 배설물이 많은 가로등 밑에서 처량하게 캔맥주를 먹으면서 오늘밤 어디서 자야할지 고민하며 암담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나는 울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돌아보니 배타러 가는 선착장 입구애 비닐을 쳐 놓은곳이 있더군요. 어찌할바를 모르던 우리는  할수없이 거기서 하룻밤을 노숙 하기로 했는데, 나는 세상에 태어나 이런 고생은 처음입니다. 그날밤은 해풍으로 바람이 몹시도 심하게 불고 있어서 추위에 덜덜 떨리고 이빨끼리 부딪치기도 합니다. 너무 추우니까 잠도 이루지를 못하는데 비닐 안에서 듣는 비닐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왜 그렇게 시끄러운지요!~ 온전신이 쑤시고 아팠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직장동료인 사람은 젊은애들 낚시 하는데, 구경가서는 같이 매운탕에다 술먹고 왔다갔다 하면서 낄낄거립니다. 한여름 밤의 섬이 그렇게 추운지는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비닐로 몸을 꼭꼭 여미느라 애쓰다가 나는 랑을 원망도 했어요. 무슨 남자가 이렇게 여자를 고생을 시키나 하고요, 그 동료의 색시도 자기 신랑을 원망하고요. 그럭저럭 새벽녘이 되니 갈매기들이 끼룩끼룩 울어댑니다.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일으켜서는 해장국을 파는곳을 찾아가서 콩나물 해장국을 시켰는데, 밥도 찬밥에 비싸기만 할뿐이고 진짜로 맛도 없었어요. 그해 여름엔 그 엉성한 직장동료를 믿고서 따라 놀러 갔다가 그렇게 씁쓸한 여행도 해봤습니다. 짜증나서 더이상 놀 생각도 없어져서 바로 되돌아 오는길에 해수탕에 가서 싸우나를 하고 나서는 남자들은 도가니탕을 먹고 여자들은 덥다고 냉면을 먹고나니까 좀 살것 같더군요.  어젯밤은 그리도 춥더니만 낮에는 뙤약볕이 내리쬐어 매우 더웠어요.

여러분들도 대책없이 아무나 믿거나 현지의 사전 정보없이 피서를 가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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